창업 경험담_좌충우돌 창업의 시작_03
백수가 되고 난 다음 부터의 이야기입니다.
잘리고 난후 머리가 참 복잡해졌습니다.
이제 어떻게 하지? 생활비는?
회사 다녀도 빚이 매월 50만원씩 늘어나고 있는데 이러다 파산하는 거 아냐?
직장상사집에 컴퓨터를 세팅하고 일을 하는둥 마는둥 손에 잡히질 않았습니다.
대충 주문건만 정리해서 친구한테 배송을 부탁했습니다.
회사 잘린 당일 날 술생각이 간절했습니다.
직장상사도 기분이 그랬는지 평상시 같으면 술한잔하자고 할 사람이 집에 빨리 가라고 저를 보내더군요.
퇴근하면서 배송대행업체들 상품도 취급해야 할까? 사입초기에 많이들 하는 대량등록을 해야 하는 걸까?
생각해봤지만 남들이 하는 방식, 일꺼리만 늘어나는 방식은 저희한테 맞지 않았습니다.
현재 상황을 어떻게든 잘 해결해보자라고 생각했습니다.
당장 어떻게 일을 시작하는 것보다 효율적으로 적은 인원으로 어떻게 수익을 얻는지가 더 중요하였습니다.
그렇기에 대량등록은 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집에 들어오니 와이프가 깜짝 놀라더군요.
왜 벌써 들어와? 뭔일 있어? 설마 회사 잘린건 아니지?
농담으로 이런 말을 하더군요.
헉 점쟁이 아냐? 정말 잘렸는데.....
와이프가 주저하지도 않고 잘됬어.라고 하더군요.
그런 곳에 일해봤자 대우도 제대로 못받았는데...
걱정되지도 않나 봅니다. 당사자는 아주 걱정되어 미칠 것 같은데....
겨울쯤 관뒀다고 하면 걱정되지도 않았을 껍니다.
고마진 제품이 없기에 2천밖에 안되는 매출로는 그당시에 둘이 유지조차 하기 힘들었습니다.
와이프와 저녁에 술한잔 하였습니다.
기왕 이렇게 된거고 어차피 이번해에 관둘꺼였으니 잘됬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투잡할동안 잠도 3~4시간 밖에 못자서 피곤이 쌓여있을텐데 잠이 오질 않더군요.
잠이 안와서 밤늦게 싸늘한 밤바람을 맞으며 담배를 피웠습니다.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근심과 기대로 잠을 이루기가 어려웠습니다.
저 많은 불빛중에 나도 그 하나가 될수 있을까?
가족과 함께 있는 행복한 이순간을 유지 할수 있을까?
하루 종일 내 자신한테 의문부호를 던진 날이었습니다.
잠을 자는 둥 마는둥 하고 직장상사 아니 이제는 동업자 겸 사장님 댁으로 갔습니다.
사장님댁에 가서 업무를 시작한 첫날....
사장님 댁에 가니 사장님 가족들은 다들 나갈 준비를 하였습니다.
집에 가서 우선은 업무를 볼수있도록 가구위치를 바꾸었습니다.
대충 정리를 하니 점심 먹을 시간이 되더군요.
백수의 주식인 라면으로 해결을 하였습니다.
아주 오래간만의 평일 라면이었습니다.
사진상의 라면은 아주 럭셔리한 라면입니다. 백수시절에는 계란도 사치입니다.
라면으로 대충 때우곤 일을 열심히 해야지 하는데 사장님 막내딸이 들어오더군요.
막내딸이라 역시 애교가 많더군요.
사장님 옆에서 떨어져 있지 않으려고 해서 일할 분위기가 안되었습니다.
익숙해지면 되겠지 하고 일을 하려니 다른 방해요소가 있었습니다.
5월 중반인데도 무척 더웠습니다.
빛이 잘드는 곳이라 그런지 숨이 턱턱 막히기 시작하네요.
일은 좀 하다보니 배송은 이제 우리가 보내야겠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친구한테 발송을 맡겼는데 우리가 상품을 직접 발송하기로 하였습니다.
기존에 상품이 늘어나서 우리가 사무실비용을 일부 대주고 큰 사무실로 옮기라고 하였었습니다.
우리때문에 다시 작은 사무실로 이사하는 시간도 줘야 했습니다.
그리고 사장님 집에 물건을 쌓아놀 공간도 필요하였습니다.
사장님 첫재딸 방에 침대를 버리겠다고 하시는 걸 아니 왜 멀쩡한걸 버리냐고 말렸습니다.
하지만 상품 쌓아놀 공간도 필요했기에 어쩔수 없이 밖에다가 같이 분리수거장으로 날랐습니다.
내색은 안했지만 사장님 집에서 일을 하는게 불편했습니다.
늦게까지 일하기도 어려웠고 식사하는 것도 괜히 불편하게 하고 신세지는 것 같았습니다.
상품을 갖고 오면 일단 택배계약을 해야 했습니다.
이전에 알고지낸 cj택배 소장을 전화상으로 일단 불렀습니다.
창고없이 집에서 상품 쌓아놓고 포장한다고 하니 창고를 빌려준다고 하더군요.
와아.. 이런 행운이... 저희한테는 한가지 문제가 해결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일단은 일에 집중할수 있는 공간이 생긴것이 큰 장점이었습니다.
부수적으로는 택배차가 여기에 있으니 늦게까지 발송해도 되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저희 기대처럼 좋지 못하였습니다.
창고를 가보니 지게차가 왔다 갔다 하여 매우 시끄럽고 먼지가 자욱했습니다.
지게차가 왔다 갔다 하여 바닥의 에폭시는 모두 까진 상태였고 창고바닥이 흙바닥이었습니다.
지게차 덕분에 먼지와 소음 안전에도 문제가 많았습니다.
게다가 수도도 없었습니다.
물이 나오는 곳이 있긴 한데 지저분한 냇가의 물을 양수기로 끌어와서 쓰고 있어 물에 알수없는 건더기들이 나오더군요.
화장실은 푸세식이라 숨을 쉬기 어려울정도로 냄새가 독하며 점심에는 파리가 저녁에는 모기가 너무 많습니다.
그래도 여기서 2년만 버티자라는 생각으로 오케이를 했습니다.
그동안 친구한테 배송을 맡기고 택배비 마진이 친구한테 어느 정도 생겼었습니다.
인건비 치면 큰 금액은 아니었을듯 합니다.
친구한테는 미안하지만 저희 사정이 급변하여 상품을 가지고 와야 했었습니다.
친구 사무실이 부평쪽에 있었는데 상품을 실으러 갔습니다.
이 친구녀석은 대학교때 알고 지낸 가장 친한 친구입니다.
우리 상품 고생해가며 대신 발송을 보내줬는데 참 고맙습니다.
이 친구가 발송을 안해줬다면 투잡은 생각못했을지 모르겠습니다.
퇴사전에 이 녀석의 상품중 하나를 상품 상세도 만들어 주고 판매1위로 만들어 줬습니다.
교육도 시켜줬었는데 나름 잘하더군요.
그런데 방향을 잘못 잡아 기회를 놓친게 아쉬운 친구입니다.
방향만 잘 잡았으면 연매출 10억이상은 쉽게 갔을텐데..
사장님 차에 실을 공간이 다 안되서 용차 하나 부르고 친구차에도 물건을 싣고 창고로 왔습니다.
그동안 늘어난 재고가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악성재고는 아니고 모두 회전율이 나쁘지 않은 상품이었습니다.
창고에 와서 상품정리를 하고 봉화산역 근처에서 친구에게 고맙다고 하고 술한잔 하였습니다.
좀 마음이 그렇더군요. 배송대행으로 인해 이익이 생길려고 하는 순간 가져와서 마음이 편하지는 못했습니다.
고생만 시키고 수익을 많이 가져다 주지 못한거 같아서....
다음날부터 고생문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창고안에 사무실을 꾸렸고 책상과 의자를 주문하였습니다.
택배소장은 빠레뜨를 쌓아 책상을 만들어 사용하더군요. 웬간하면 책상좀 사지....
지게차가 왔다 갔다 하는 통에 바닥에 흙이 계속적으로 들어와 먼지가 장난아니었습니다.
매일 안에서 일하다 보면 먼지를 너무 많이 마셔 목이 컬컬해집니다.
코를 풀면 시커먼 먼지들이 나왔습니다.
이러다 진폐증이 걸리는게 아닌가 할 정도로 먼지가 너무 심했습니다.
컴퓨터는 매일 닦아도 아침에 보면 시커먼 먼지들이 뿌옇게 쌓입니다.
물건에도 먼지가 쌓여서 걸레로 닦아 보내야 할정도였습니다.
게다가 저희만 쓰는 공간이 아니고 택배기사와 포장알바들이 같이 써서 매우 불편했습니다.
월에 30만원을 내고 15평 정도의 공간을 쓰는 대신 악조건을 버텨야 했습니다.
낮에는 수백마리의 파리때로 인해 모니터에 파리똥들로 얼룩이 생기고 저녁에는 모기들이 여기저기 물어대는 통에 매우 괴로웠습니다.
태어나서 가장 많이 파리와 모기를 잡아 봤을듯 합니다.
밥을 택배기사와 시켜서 먹었는데 빠레뜨가 식탁이었습니다.
이런식으로 파레트를 쌓고 파레트 위에 박스를 깔고 밥상을 차렸습니다.
서서 밥을 먹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불편하고 소화도 안됬지만 사람은 진화의 동물이라고 나름 적응이 되더군요.
다만 적응이 안되는게 화장실이었습니다.
똥 한덩이리 싸고 재빨리 피해야 합니다.
피하지 않으면 똥물이 엉덩이에 튑니다.
다들 똥을 참고 다른 집 화장실을 쓰는 이유가 있었는데 저는 그것도 모르고 냄새를 참고 일을 봤습니다.
변비 기운이 있어 오랫동안 쪼그리고 앉아 다리가 너무 저렸습니다.
간신히 똥 한덩이를 눴는데 똥물을 엉덩이에 뒤집어 썼습니다.
오마이 갓... 신이시여 .. 저에게 왜 이런 시련을 주십니까?
하루종일 똥냄새를 풍기며 일했습니다.
똥에 대한 일화가 하나 더 있습니다.
다른 집 화장실을 빌려 쓰려고 했는데 저런 푸세식이었습니다.
똥을 푸질 않아서 앉으면 똥이 거의 만땅이었습니다.
엉덩이 높이를 올려 싸지 않으면 똥이 엉덩이에 닿을락 말락이었습니다.
계속 참다가 결국은 일을 봤는데 뿌직 소리와 함께 변기 옆으로 넘치는 똥줄기....
오랫동안 참아서 양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신발 옆으로 흐르는 똥줄기들 피하느냐고 곤욕이었습니다.
싸고나서 막대기로 정리하느냐고 참 힘들었습니다.
식사전이었거나 식사중이셨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좋지 못한 환경 속에서 참 열심히 일한 듯 합니다.
2년정도 휴일없이 일했습니다.
토요일에는 답십리에 상품을 사입하러 갔었는데 새벽에 갔습니다.
새벽 5시 50분차를 타고 답십리에서 사장님을 만나 상품을 싣고 사무실로 갔습니다.
사무실 가는 중간에 문연 음식점은 아름다운 짜장면 밖에 없어 눈물의 짜장을 먹었습니다.
2500원에 밖에 안하고 맛은 괜찮은 편입니다.
요즘은 2900원 정도 할겁니다.
그래도 엄청 착한 가격입니다.
현재는 답십리에 아예 가질 않습니다. 대부분 공장거래를 하거나 대량 주문을 하기 때문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대박까지는 아니고 어느 정도 성공을 이뤘지만 욕심으로 인해 쪽빡까지 찰뻔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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